머나먼 옛날, 쥐들이 도시를 건설하며 번영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대를 이끈 네 명의 위대한 지도자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번영을 이루었으나, 그 끝은 모두 몰락이었다.
정복왕 렉산더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수많은 도시를 통합하며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으나, 지나친 정복욕은 내부 반란을 불러와 그의 제국을 무너뜨렸다. 건축가 레오는 찬란한 예술성과 웅장한 도시를 건설했으나, 화려함을 추구한 나머지 자원이 고갈되어 도시가 유령 도시로 변해버렸다. 동방의 무역상 메드리치는 상업과 무역으로 부유함을 이끌었지만, 이익에만 집착한 나머지 빈부 격차가 심화되어 폭동으로 도시가 붕괴되었다. 과학자 클라드는 눈부신 과학 기술로 죽음과 질병을 극복했지만, 무분별한 생명 실험이 예기치 못한 역병을 불러와 도시를 멸망으로 몰아넣었다.
위대한 지도자들의 몰락 속에서 하나로 통합된 도시는 없었다. 그러나 한 여왕이 등장하여 그들의 유산을 하나로 모아 거대한 도시, 래트로폴리스를 건설했다. 그 어떤 쥐들의 도시보다도 거대하고 찬란한 래트로폴리스는 여왕의 냉철한 통치로 번영을 누렸다. 주변 도시들이 족제비의 침략으로 무너질 때도, 래트로폴리스는 외부와의 단절을 선택하며 강력한 군사력을 길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번영 속에 어둠이 깃들기 시작했다. 빈부의 격차는 심해졌고, 도외시된 외부 쥐들의 비참한 삶은 점점 더 큰 목소리로 비판받았다. 도시 내에는 쥐권 운동가들이 등장하여 평등을 외쳤고, 점차 통치에 반하는 비밀스러운 움직임이 자라났다.
그러던 어느 날, 족제비들이 군사 경계선에서 목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왕은 이를 단호히 무시했으나, 그 선택은 래트로폴리스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반대 세력의 공작으로 방어선이 무너지고, 족제비들은 거센 파도처럼 도시를 휩쓸었다.
밤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래트로폴리스의 거대한 성벽은 불길 속에서 우뚝 서 있었으나, 이미 곳곳이 허물어지고 있었다. 불타는 나무 다리와 무너진 탑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거리마다 비명이 메아리쳤다.
공주는 성벽 꼭대기에 서서 그 광경을 내려다보았다. 조국이자 집이었던 래트로폴리스는 이제 족제비들의 이빨과 발톱 아래 신음하고 있었다. 기름 같은 불안이 가슴을 타고 올라왔다. 바로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여왕의 명령에 따라 대피 준비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너무도 빨리 악화되었다. 여왕의 명성이 무색할 만큼, 적들은 성문을 돌파하고 중심부로 밀려들었다.
“폐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충직한 호위기사 라테온의 목소리가 떨렸다. 공주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소리가 사라진 듯했다. 몸속의 피가 얼어붙고, 눈앞이 아득해졌다. 어머니, 강인하고 자비 없던 그 여왕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다니.
“공주님, 서둘러야 합니다!”
라테온은 공주의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정신을 차린 공주는 눈물을 삼켰다. 그녀는 이제 공주가 아니라 남은 이들을 이끌 지도자였다. 도망치는 것도 자존심을 꺾어야 했다.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생존자들과 함께 도시를 빠져나와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공주는 래트로폴리스를 등졌다. 성벽을 넘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마음속에 결심이 서렸다. 이대로 무너지지 않으리라. 어머니의 유산을 되찾고, 잃어버린 도시를 반드시 부흥시키리라.
그녀는 마지막으로 불타는 도시를 돌아보았다. 눈부신 과거의 기억이 잿더미가 된 그곳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머나먼 옛날, 쥐들이 도시를 건설하며 번영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대를 이끈 네 명의 위대한 지도자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번영을 이루었으나, 그 끝은 모두 몰락이었다.
정복왕 렉산더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수많은 도시를 통합하며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으나, 지나친 정복욕은 내부 반란을 불러와 그의 제국을 무너뜨렸다. 건축가 레오는 찬란한 예술성과 웅장한 도시를 건설했으나, 화려함을 추구한 나머지 자원이 고갈되어 도시가 유령 도시로 변해버렸다. 동방의 무역상 메드리치는 상업과 무역으로 부유함을 이끌었지만, 이익에만 집착한 나머지 빈부 격차가 심화되어 폭동으로 도시가 붕괴되었다. 과학자 클라드는 눈부신 과학 기술로 죽음과 질병을 극복했지만, 무분별한 생명 실험이 예기치 못한 역병을 불러와 도시를 멸망으로 몰아넣었다.
위대한 지도자들의 몰락 속에서 하나로 통합된 도시는 없었다. 그러나 한 여왕이 등장하여 그들의 유산을 하나로 모아 거대한 도시, 래트로폴리스를 건설했다. 그 어떤 쥐들의 도시보다도 거대하고 찬란한 래트로폴리스는 여왕의 냉철한 통치로 번영을 누렸다. 주변 도시들이 족제비의 침략으로 무너질 때도, 래트로폴리스는 외부와의 단절을 선택하며 강력한 군사력을 길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번영 속에 어둠이 깃들기 시작했다. 빈부의 격차는 심해졌고, 도외시된 외부 쥐들의 비참한 삶은 점점 더 큰 목소리로 비판받았다. 도시 내에는 쥐권 운동가들이 등장하여 평등을 외쳤고, 점차 통치에 반하는 비밀스러운 움직임이 자라났다.
그러던 어느 날, 족제비들이 군사 경계선에서 목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왕은 이를 단호히 무시했으나, 그 선택은 래트로폴리스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반대 세력의 공작으로 방어선이 무너지고, 족제비들은 거센 파도처럼 도시를 휩쓸었다.
밤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래트로폴리스의 거대한 성벽은 불길 속에서 우뚝 서 있었으나, 이미 곳곳이 허물어지고 있었다. 불타는 나무 다리와 무너진 탑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거리마다 비명이 메아리쳤다.
공주는 성벽 꼭대기에 서서 그 광경을 내려다보았다. 조국이자 집이었던 래트로폴리스는 이제 족제비들의 이빨과 발톱 아래 신음하고 있었다. 기름 같은 불안이 가슴을 타고 올라왔다. 바로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여왕의 명령에 따라 대피 준비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너무도 빨리 악화되었다. 여왕의 명성이 무색할 만큼, 적들은 성문을 돌파하고 중심부로 밀려들었다.
“폐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충직한 호위기사 라테온의 목소리가 떨렸다. 공주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소리가 사라진 듯했다. 몸속의 피가 얼어붙고, 눈앞이 아득해졌다. 어머니, 강인하고 자비 없던 그 여왕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다니.
“공주님, 서둘러야 합니다!”
라테온은 공주의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정신을 차린 공주는 눈물을 삼켰다. 그녀는 이제 공주가 아니라 남은 이들을 이끌 지도자였다. 도망치는 것도 자존심을 꺾어야 했다.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생존자들과 함께 도시를 빠져나와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공주는 래트로폴리스를 등졌다. 성벽을 넘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마음속에 결심이 서렸다. 이대로 무너지지 않으리라. 어머니의 유산을 되찾고, 잃어버린 도시를 반드시 부흥시키리라.
그녀는 마지막으로 불타는 도시를 돌아보았다. 눈부신 과거의 기억이 잿더미가 된 그곳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